백두대간
… 4차산행(2005.6.3 ~6.5)제7,8구간 육십령 ~ 빼재(32.53㎞)
☞ 육십령~동엽령: 19.31Km
☞ 동엽령~빼재: 13.22Km
7구간:
육십령휴계소~육십령~무명봉(2)~헬기장~할미봉~덕규교육원 삼거리~헬기장~무명암봉~해발1300/이정표~서봉(장수덕유산)~헬기장~철계단~남덕유갈림길~월성재~삿갓봉갈림길~살갓골재 대피소~헬기장(3)~무룡산정상~가림봉/돌탑~1380봉~동엽령
8구간:
동엽령~백암봉~무명봉~귀봉~횡경재~지봉안부(싸리듬재)~지봉~헬기장~
달음재/월음령~대봉/투구봉갈림길~갈미봉~헬기장~뺴재/수령
6월 3일…18:00…출발 … 축구경기
3차 산행의 추억들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금 대간길을 오른다는 것이
고행의 길인 줄 서로가 잘 알면서 그 고행을 즐길 줄 아는 조그마한
대간지기가 되어 버린 것 같다...
18:00 포항 출발 서대구 도착(19:40) ~ 거창(21:00) ~ 육십령 휴게소(21:50)..
3차 산행시 하산한 곳이라 낮설지 않은 곳이다..
할미봉의 등산로 초입은 지난 산행시 확인해 둔 곳이라 마음적 여유가 있었지만
오늘 우즈베키스탄과 우리나라와의 월드컵 예선전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휴게소 주인의 넉넉함으로 우린 축구경기를 양념 두루치기와 소주로 즐길 수 있었다..
일대일 무승부의 결과를 알리는 시계는 24:30분…
(육십령의 짙은 안개속 공명)
배낭 걸치고 축구경기 시청한다는 자체도 어느 정도 모순이지만 축구에 대한 의미를
가르쳐준 공명 아우님과 산을 아우님에게 가르쳐준 나와는 어찌 보면 피할수 없는
중용의 모습 이라기 보다는 공존공생 관계라고 해야 하나?..ㅎㅎㅎㅎ
육십령 도착까지는 별들이 총총히 줄지어 노래 부르고 있었지만
축구경기가 끝난 지금은 짙은 안개로 인해 5미터 앞의 돌부리도
보이지 않는 상태..
휴게소 공터에서 라면과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민박이나 비박을 하며 새벽에 오를 것이냐
아니면 지금 이라도 천천히 쉬어 가면서 야간 산행을 할 것이냐를 고민 하다가
야간산행을 하기로 결정…01:25분 출발…가세나…
이슬비 내리는 이른 밤중에….. 안개비 맞으며 길을 걸으며 …
6월 4일…02:50…할미봉(1,013m)…할미성 전설을 가진 덕유산의 꽃 …
육십령 에서 할미봉 으로 오르는 길은 육십령 휴게소 건너의
남덕유 산을 향한 산등의 오른편 백두대간 나무 안내판 아래에서 시작된다.
무명봉 2곳과 헬기장을 지나면 할미성 전설을 가진 덕유산의 꽃이 나타난다..
지도에 이름은 없고 높이만 1,026.4m로 표기된 이 할미봉은 백두대간의 한 송이 꽃이.
백두대간 에는 꽃처럼 아름다운 많은 봉우리가 있다.
힘겹게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꾼들이 그 꽃 속에서 쉬며 아름다운 자연을
둘러보고 산하를 조망하며 시원한 바람에 땀을 말리며
잠시 피로를 풀게하는 곳이다....
특히 할미봉은 백두대간 줄기에서 우뚝 솟은 암봉 이어서 사방이
천길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다.
할미봉 자체가 기암 괴봉 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지만 사방이 온통 안개와 이슬맺힌
잡목…. 야간산행 까지 강행이라 이러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산행 선두를 자청해 나가다가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산에서는 안경을 벗어 버리는
나의 습관과 해드랜턴의 빛의 분산으로 인한 선두를 공명이 지켜준다…
배낭
뒷편으로 등줄기에 땀방울이 살며시 적셔줄 때 서로가 졸림을 느낀다..
운행하면서도 눈꺼풀이 자동차 깜박이등 처럼 깜박인다..쉬었다 가세나…
30분
시계 알람 맞추고서는 매트 깔고 간단한 비박 장비로 꿀맛 단잠의 휴식에
취한다..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잽싸게 배낭을 정리하며 출발한다…
할미봉 아래에는 성터가 있다.
할미봉의 이름은 이 할미성에서 연유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할머니가 치마폭에 돌을 날라 성을 쌓았기 때문에 할미성이라 했고 자연스럽게 할미성이 있는 산봉우리를 할미봉 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할미봉 서쪽 산자락에 있는 반송 마을의 사람들은 할미봉이 원래 '쌀미봉' 인데
할미봉 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알고 있다.
할미봉 중턱에 규모가 큰 규석광산이 있다.
일반
군사지도에서는 찾아 볼수 없지만 대간꾼들이 가지고 다니는 지도에는
덕유광산 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규석이
쌀처럼 생겨서 쌀미봉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옛날 어느 예언가가 이산에서 온 백성이 석달을
먹을 양식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월간 산”에서 발간한 신상경표 에는 ‘합미봉’ 으로
적혀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명일람표에는 합미봉 이라고 고시(1961)돼 있다고
한다..
옛날 한
도승이 이 산속에 우리나라 군사가 수년 먹을 쌀이 쌓여 있는 격이라 했다 하여
합미봉 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는 설도 있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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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덕유교육원 삼거리…깔딱고개의 시작….
3차 산행시 깃대봉에 바라본 덕유산 자락의 빼어난 기암괴석에 대비해
릿지등반 까지도 생각한 우리였지만 보조자일 없이도 운행할 수 있다고
정보를 입수한 터라 ….
걱정은 되지 않았으나 사실이 운행 해보니 보조자일 없이도
충분히 기암 괴벽을 트레버스로 충분히 비켜 넘어 갈수 있는 길이 있었고
또한 암릉 구간 구간 마다 짧은 로프지만 그런대로 정리가 잘되어 있었으며
암릉구간 마다 나뭇가지들이 지탱을 잘해주고 있었다..
교육원 삼거리 “서봉 2.15㎞”의 이정표의 그림자와 함께 크고 넉넉한 덕유의 가파른
독특한 고도의 깔닥 고개가 기다리고 있다.
줄기찬 오르막에 1,000고지에서 1,400이상으로 고도를 높이는 쉽지 않은 구간이다..
물론 배낭무게만 줄인다면 적응하기 쉬운 구간일지도 모른다..
이런 고도 차이와 줄기찬 오르막인 이유로 해서 모든 덕유산을 종주하는 산꾼들은
거꾸로 향적봉으로 해서 남덕유로 종주하는 산꾼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지만 덕유산을 다녀와서 이렇게 나마 지나온 산에 대한 미련을 적어 내려가지만
모름지기 산은 오르면 오를수록 힘들어 함이 진정한 산행의 맛이 아닐까????
누군가 오뉴월의 장미가 만개할 시점에 어떠한 산을 가야 하냐고 나에게 질문을
할때면 물론 좋은 산들도 많지만 나 자신은 당연히 육십령 에서 빼재 구간의 덕유산 종주구간을 권하고 싶다…다녀와 보면 생각보다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곳이기에…
06:45…서봉..장수 덕유산(1,492m)…새벽녁의 산꾼들….
헬기장을 지나 무명 암봉 과 해발1,300의 이정표를 지나면 마지막 고도를 치고 나면
약수터를 남쪽에 낀 장수 덕유산이 나온다…이름하여 서봉… 장수덕유산....
새벽녁 인데 해가 나타나지 않으며 계속하여 안개와 이슬비로 인해 지나온 남쪽 깃대봉의 조망이며 육십령 이니 도대체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아직까지 이 크고 넉넉한 덕유산이 그 자신의 오묘한 자태를 보여주지 않는다…
아마도 산신령님이 우리 대원들을 허락치 않는 것일까?….
산을 오르며 조망과 장관들이 보이질 않는다면 실로 답답하기 그지 없다..
어라!!!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연휴기간에 크고 넉넉한 산을 답사한다는 좋은 이유 일 것이다..
경기도에서 오신분 들이 관광버스로 삼십명쯤 지나간다…
우리는 장비가 무거워 빠른 걸음으로 운행은 불가피 하지만 우리보다 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산행들을 잘하신다....
그냥 길만 보며 줄기차게 운행 하시는 것 같다…
서봉의 이슬비 맞으며 아침식사 준비….
산에서의 최고의 맛은 물맛이고 다음가는 맛은 밥맛이라….
아무렇게나 해서 먹으도 그 맛이 임금님 수라상에 비하리요....
커피도 마시며 정상 조망에 대해서는 지도와 나침반을 내어서 시계가 불안한
산자락을 추측으로 감상한다…
한시간 정도 충분히 쉬면서 정상의 고독감을 느끼며 다시 출발한다 (08:20)……
08:55…남덕유 갈림길 …남덕유산(1,507.4m)……
다행히 앞선 단체산행의 일행들이 새벽녁 잡목들의 맺힌 이슬과 안개비를
털어주며 지나가 버리니….우리가 운행하기에 감사하기 그지없다..
이것도 산행요령중 하나이다...
바지가랑이 사이로 스며오는 이슬과 수분들의 축축함이 한결 나아진 느낌이다..
남덕유 갈림길에서 다리품 팔아 깔닥의 한고개만 가면 남덕유 정상이건만
오른다고 해서 조망도 불투명하거니와 커다란 나뭇가지로 진로를 막아버려
본의 아니게 트레버스 하여 보니 조그마한 바위와 함께 쉬고 가기엔 안성맞춤의
자리가 눈에 띈다..
비록 오르지 않았지만 간단한 음료와 휴식을 통해 남덕유산의 의미를 생각한다..
(남덕유산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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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1508m)은 북상면 월성리,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전북 장수군 계북면과 경계하며
솟아있는 산으로 덕유산과 맥락을 같이 한다.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에서
남쪽으로 약 15km 지점에 위치한 덕유산의 제2의 고봉인데, 향적봉이 백두대간에서 약간 비켜 나 있는 반면 남덕유산은 백두 대간의 분수령을 이루므로 백두대간 종주팀들
에게는 오히려 향적봉
보다 더 의미있는 산이 된다.
남덕유산 정상에는 맑은 참샘이 있어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수이고,
여름에는 손을 담글 수 없는 찬물이 솟아 오르는데 천지 자연의 신비한 이치는
사람으로서 말하기 어렵고 그저 그렇게 되려니
하고 인정하기란 너무 오묘한
자연의 신비감이 있다.
남덕유산은 3대강의 발원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왜구들과 싸웠던 덕유산 의병들이 넘나들었던 육십령은 금강(錦江)의 발원샘이며 정상 남쪽 기슭 참샘은 거룩한
논개의 충정을 담고 있는 진주 남강(南江)의 첫물길이 되며 북쪽 바른 골과 삿갓골샘은 낙동강(洛東江)의 지류 황강(黃江)의
첫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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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삿갓재 대피소 …식사후 나른한 건방진 오침……
월성치를 경우 삿갓봉을 지날 때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주의의 조망들이 하나 둘 빼어난
덕유산의 자태를 더러낸다….
이제야 산신령님이 우리를 받아주는 느낌이 든다..
비록 명쾌한 조망으로 지나온 깃대봉 줄기는 보이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만족할 따름이다.
과연 덕유산이다…라는 생각만 머리 속에서 맴돌며 계속 운행…..
덕유산에는 삿갓재 와 향적봉의 두 곳에 대피소가 있다..
아담하면서도 조용한 삿갓재의 대피소지만 산을 종주를 할려면 때에 따라
한번씩 이용함이 바람직 하며 모든 예약은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 가능..
수용인원은 70명정도 1박에 5,000원 담요 대여료 1,000원..주류는 팔지 않으며
라면이나 과자류,참치캔,건전지,휴지등 간단한 잡화들을 많이 팔고 있음
...........................................(H/P:011-423-1452)
육십령을 출발하여 동엽령 에서 구간을 끊지않고
이 대피소에서 1박하고 빼재(신풍령)까지운행을 많이 하지만 거리가 길어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많고 겨울에는 사고도 종종 일어 나는 구간이기도 하다..
이번 4차 산행의 대간길 에는 비박 장비로 동엽령 부근에서 비박을 할려고 계획을 했기에 우리와는 인연이 되지는 않지만 취사실에 모여 여러 산꾼 들의 잡담과 허기진 배를 채우며
구간 구간의 정보를 쉽게 알수 있는 곳이기에 충분한 휴식과 대간 정보를 여기서
습득함이 바람직 할 것이다.
소금 내음 물씬 나는 꼴뚜기 젓갈과 옆의 산꾼들의 고기 조림반찬으로
충분히 허기진 배를 채우며 유월의 따뜻한 햇볕아래 깔판 위에 배낭을 놓고
그위에 두 다리를 얹어 부족한 잠을 삿갓골재의 풍수에 의지한 체 골아 떨어져 버린다…
정신없이 잔 것 같았으나 한시간도 채 쉬지 못한다..
하지만 하루를 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실로 자연은 인간의 체력을 회복함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배려해준 것 같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부족한 잠을 보충하니 벌써 두시간이 지나버린다..
가세나…출발 하세나..(14:00)
(삿갓봉 직전 깔닥고개)
15:10…무룡산 정상 …간큰 대간지기들..……
대간길 대피소에서 큰 대자로 코골며 자는 두 인간들..ㅎㅎㅎㅎ
다른 이들의 눈에는 편하게 누워 자는 우리모습에 대해 간큰 대간꾼 들이라 하겠지만
우리들은 산에 대해 우리만의 조그마한 여유와 시간을 가짐으로 우리나름대로의
대간종주 방식을 고집하고 싶다..
항상 여유있는 산행을 즐길 줄 알며 지금 이 시간의 대간길을 지나면
또 다음에 다시 밟을 기약된 산행이 아니기에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꼭꼭 밟고 지나가고 싶고,또한 산 에서의 숙박이나 비박을 통해
산에 머무는 시간을 오래 유지 함으로써 산의 정기를 충분히 받을수 있으며,
대간 주의에 우리나라에 대한 역사와 지역적인 정보를 다시금 느끼며 체험함이 우리들의 방식인 것이다..
오늘은 동엽령 에서 비박을 할 예정이며..지도상에서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하기에
쉬어가며 생각하면서 운행하더라도 늦지는 않는 것이 우리들의 지론인 것이다..
(무룡산 8분 능선)
(무룡산 정상석)
17:20…동엽령 …그 곳엔 물이 없더이다….비박……
적당한 시간에 도착한 것 같다..
너무 늦어도 안되고 넘 일러도 안되는 것..
지도상 샘터가 있었다……빈 식수통을 채우러 배낭을 내리고 공명대원과 샘터를 찾기
시작했다..150m 정도 내려서도 샘터의 표지판도 보이질 않는다…
큰 일이로세 !!!!!
원위치로 모여 식수를 다시 점검 …김치찌개 해야 할 물에다 식수 반통 정도의 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일단 걱정이 앞서지만 식사를 하고 늦은 시간이라도 지도상 1.6㎞
내려서면 물을 찾을수 있다고 판단…
남은 식수를 저녁식사에 모두 투자한다…
몇몇 지나치는 산꾼 들이 있지만 산에서의 제일 실례되는 것 중 하나가
물을 얻어 마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이들도 다리품 팔아가며 무거운 식수 메고 다니는데 식수 가지고 다니지도 않으며
물을 얻어 마신다는 것은 경우에 어긋난다고 판단된다..
작년 김장 김치 중 철 지난 신맛이 나서 잘 먹지 않는 신김치 들은 죄다 내 몫이다..
신맛이 나는 김치는 냉장고에 꽁꽁 얼려서 보관해두며 산이나 바다에 다니는 나를 위해
출발시 냄새 나지 않도록 꼭꼭 포장해주는 집사람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한다…
공명의 김치찌개는 1차 산행시 지리산 모인 전국 산꾼 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 였으니….
식수에 대한 모던 미련을 버리고 오로지 오늘 저녁 식사를 풍성히 마친 뒤 지는 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비박 장비로 잠자리를 마련 준비 하며
서로가 피곤에 지쳐 말없이 해드랜턴을 이마에다 걸치고 비워진 수통을 손에 쥔채
물줄기 찾으러 출발..
도상거리 1.6㎞에 물줄기가 보이지만 하염없이 내려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마음을 비우며 좋은 생각 가지면서 힘들어 하는 다리 끌며 즐겁게 내려선다…
200m 정도 내려서니 나무로 된 계단이 보인다…
내려 가세나 물 찾으러..ㅎㅎㅎㅎ
한계단 두계단 하염없이 내려서며 주의를 보니 텐트 친 야영장소가 몇 군데 나온다…
좋은 신호..몇계단 더 내려서니 암벽에 숨겨진 파이프에 물이 새어 나온다..ㅎㅎㅎㅎ
아무도 없는 1,260고지에 산꾼 두명은 기뻐 어쩔 줄 몰라 하며 만세를 외친다..
간단히 세면과 함께 식수통을 가득채우며….로또 복권당첨 된 기분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오던 중 공명 아우님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린다..
“146번째 계단의 왼쪽지점 입니다…”ㅎㅎㅎㅎㅎ
“동엽령엔 물이 있더이다…”
“정확히 200m 아래 나무계단 146번째에서 좌측 덕유구조 표지판을 보면 정확이
물소리가 날것입니다…”
다시 원위치 하면서 주위를 돌아다 보니 여러 군데 물을 찾은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분명 샘터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야 하건만 이번 산행시에는 분명히 이정표가 없었다..
물통을 가득채워 돌아와 보니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반짝이는 별들과 바닥이 비닐로 마무리된 칭남카바 두개….
그것도 1,260고지에서의 야영은 새로운 경이감을 느끼게 한다..
어제는 별 하나도 보이지 않더만 오늘은 유독히 밤하늘을 가득 메운 반짝이는 별들이
내일의 좋은 초여름 날씨에 벌써 고생해야 하는 걱정이 앞선다..……
(동엽령의 달과 함께..공명)
(동엽령의 달과 함께..해악)
(동엽령의 달과 함께 비박..)
하늘의 별을 이불 삼아 침낭 속으로 몸을 숨길 쯤 공명 아우님이
혹시나 새벽녁 내릴 이슬 때문에 칭남 카바가 젖을까 슬며시 비닐로
나의 침낭을 꼼꼼이 덮어준다…감사..공명 아우님…
1,260고지에서 밤하늘의 별빛을 취침등 삼아 하룻 밤을 쉬어간다…
푸~욱 잤다고 생각하여 침낭 카바 위로 얼굴을 내밀면 아직도 별빛이 반짝이고 있다..
충분히 쉬었다고 생각해서 하늘을 봐도 별빛이 반짝인다..ㅎㅎㅎㅎ
산행의 피로감은 신속히 풀려나가는 느낌이지만 시간은 멈춰버리는 듯 하다..
이리저리 잠을 뒤척이다 03:00경 자연학습원 에서 동엽령으로 올라오는 산꾼 들의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기상…아침식사 준비랑 배낭정리 주위청소 마무리 정리 까지 마친 시각이 04:00…출발…백암봉 으로 ….
6월5일 05:15….백암봉(1,490m)....덕유산(백암봉의 일출)…..……
앞서간 산꾼들이 새벽녁 이슬과 잡목에 맺힌 물방울 들을 털어내 버리니..
우리가 운행 하기는 한결 쉬워졌다…
안개 때문에 고생한 어제와는 전혀 다르게 전방 시야도 확보 되고 해드랜턴 조명도 양호
일찍 푹 쉬었기 때문에 기력도 회복 된 상태..
완만한 경사로 쉼 없이 한시간 정도 오르면 바로 송계 삼거리…
바로 정면에 덕유 평전을 거쳐 중봉과 향적봉이 보인다 ..
대간길은 이 지점 에서 동쪽으로 처진 귀봉,지봉,대봉 순으로 이어진다..
지리산 천황봉의 일출 ,만복대 일출,덕유산 백암봉의 일출…까지 감상 할수 있었던 자체도
우리 일행들 에겐 커나큰 행운이요 축복이 아니겠는가…
산의 일출은 적절한 타이밍,날씨와 기후의 조화로움,
인간의 노력이 동반 되어야 감상할 수 있다..
같은 일출이라도 바다에서 보는 일출과 산에서 보는 일출은 근본적으로 같지만
일출을 보는 장소와 일출을 대하는 개개인의 마음에 따라 모두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일출 시간에 맞추려 쉬지도 않으며 다리품 팔아서 오르고 오르면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빠알간 해가 스르륵 고개를 내민다…
적절한 타이밍이지만 성질 급한 해가 일찍 일어나 버릴까봐
배낭도 내리지 못하고 사진 한 컷…
모든 강들의 발원지가 대간 꼭대기에 이슬낀 바위지점인걸 감안할 때 일출은 모든 자연의 섭리에 대한 생동감의 첫 발원지 라고 생각한다…한 모금의 물로 목을 촉촉히 적실 때 중봉 방향의 덕유 평전이 일출 조명아래 모습을 나타낸다…
(백암봉 일출)
(송계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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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평전(1,480m)
1,000m 이상에 높은 고도에 이렇게 넓은 구릉성의 평탄지가 생겨날 수 있을까?
“약2,300만년전 한반도는 동해의 해저 지각이 확장하면서 대륙 지각을 밀어 붙이자 횡압력을 받으며 대대적인 습곡 및 요곡 운동이 일어 났다.
이로 인하여 한반도 땅덩어리는 대대적으로 융기 하게 되었는데 이때 서쪽에 비해 동쪽 지반이 더높이 융기하여 동고서저의 경동 지형을 이루며 한국 방향의 낭림 산맥과 태백산 그리고 태백산에서 분기되 소백산줄기가 형성 되었다……” (조선일보 2005.4 월간산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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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바위들의 화강암으로 구성되어진 북쪽의 산들과 반대로 지질층이 편마암이 주를 이루고 있어 이러한 장쾌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 아닐까?
대간1차 산행시 아주 추운 겨울날 공명대원과 같이 종주한
지리산의 세석평전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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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덕유산은 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있다.
주봉인 향적봉(1,614m)을 중심으로 해발 1,300m 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을 향해 장장 30여㎞에 뻗쳐있다. 북덕유에서
무룡산(1,491)과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1,507m)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만도 20㎞를 넘는 거대한 산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나라 12대 명산 가운데 하나이며 남한에서 네번쨰로 높은 산이다.
덕유산이란 이름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고려 명장 시절 이 산에서 수도할 때 우글거리는
맹수들이 해를 입히지 않는다 해서 ‘덕(德)이 풍부한 산’ 이란 뜻에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향적봉…
덕유산 상봉이 향적봉이라 불리는 까닭은 향적목 곧 주목이 숲을 이루었던 데서 유래했다.
왕생수가 솟아난 곳에 향적암 이라는 절도 있었다고 한다.
옛날 마패로 사용했던 ‘살아천년,죽어천년’ 이라는 주목은 천연기념물로
덕유산 및 지리산등고산등지에 분포하여 살고 있다…….(인터넷 한국의 산하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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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5일 07:30….못봉(1,302m)....지봉 …..……
백암봉을 지나 완만한 내리막을 내려 다시 오르며 무명봉 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깔닥 고개를 치고 나면 귀봉(1,400m)에 도착한다..
서서히 따가운 햇살이 우리들의 육체를 괴롭힌다..
이틀 상간에 안개가 짙어 안개비가 되어 내려도 투덜투덜,
햇살이 따가워 땀이 많이 나도 투덜투덜….
오랜 참을성이 없이 까부는 동물이 인간이라..ㅎㅎㅎㅎ
못봉…다른 지도에는 지봉 으로 표기 되어 있는 곳도 있다…
(못봉 정상...)
6월5일 09:40….대봉(1,263m)....투구봉 갈림길…..……
고도를 내려선 월음령에서 잠시 목을 축인뒤 가파른 오르막을 30분 정도 오르면 대봉의
정상 표지석이 나온다..
고도가 1,000m 넘는 정상석 치고는 초라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래된 지도에 보면 봉의 이름마저 표현되어 있지 않으며
단지 고도의 표시만 적혀 있는 무명봉 이었을 것이다.
대간 지킴이 들이 많아 지면서부터 이러한 봉우리의
이름이 다시 불리워 지는 것이 아닐까?
전망이 좋은 대봉 바위에 앉아 보면 향적봉이 점점 멀어짐을 느낀다…
정상석을 정위치로 잡고 서쪽이면 투구봉,
동쪽이면 갈미봉으로 향하는 길 임을 명심…
(대봉 정상석)
6월5일 10:30….갈미봉(1,210m)....초라한 정상석....……
비록 초라한 정상석 이지만 1,000넘는 고도를 유지하며 나름대로의 자태를 뽐낸다..
새벽04시부터 운행한지라 약한의 허기를 느낀다.
우리 배낭속엔 항시 따듯한 밥은 아니지만 비상 도시락을 지참하고 다닌다..
쌀로 밥을 할땐 2끼의 식사분 을 한꺼번에 하여 내일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한 다음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운행시 출출 할때면 언제든지 일분 이내에 식사가 가능할 정도로 우린 이미 습관화 되어 버렸다…..ㅎㅎㅎㅎ
산에서의 음식은 되도록 짜면서 부피가 적은 젓갈 종류가 제격이다..
맨밥을 양념장으로 비벼서 꼴뚜기 젓갈 한마리…
시원하지는 않지만 꿀물 같은 생수…ㅎㅎㅎㅎ
(갈미봉 정상석)
젓가락도 둘이서 하나만으로 한술의 밥을 떠면 공명아우가 꼴뚜기 한마리 올려주며
공명 아우님의 숟가락엔 내가 올려다 준다..ㅎㅎㅎ
음식이 목구멍을 통해 위장으로 흡수 될때면 온몸 구석구석에서 조그마한 신경들이
되 살아나는 듯 힘이 생겨난다…
6월5일 12:30….빼재..신풍령....대간 줄기의 훼손의 초라함….……
빼재에 도착해보니 대간의 줄기가 절개 되어있다…
산꾼들이 무심코 지나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꼭 이렇게 흉하게 절개를 하여야 하는가?
대간 줄기 산속으로 터널을 만들면 될 것을?…
절개지의 산사태 방지로 파란 그물망 까지 걸쳐 놓으니 대간 줄기가 초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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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령'은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라는 의미로 '추풍령'을 본떠
「신풍령」이라 부르기도 하고, 무주군의 상오정 마을이 고개에서 제일 가까이 있어
「상오정고개」라고 부르기도 했던곳 이라고 한다
그렇게 얕으막한 고개를 3개나 더넘은 다음 도로옆 절개지위에 다달아
절개지위를 조금 따라 내려가다가 임도로 내려서니 신풍령 휴게소 지붕이 보이고
「수령(秀嶺)」이란 돌 표지석이 있는 지방도에 내려섰다.
뼈가 많이 쌓여 있었던 곳 이라고 해서「뼈재」라 했는데, 경상도사투리로「뼈」가
「빼」로 변해「빼재」라 불리던 곳이 한자로 옮겨 적으면서 '빼'를 '빼어나다'로 해석해 수(秀)자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와는 상이하게 “월간 산”에서 적힌 내용에는 국어사전의 “빼다”의 뜻 풀이로 “끼여있는
물건을 밖으로 나오게 하다”로 해석해서 “빠져 나오게 하다” 라고 기술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빼재는 “툭 불거져 나온산”이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왜냐면 재는 고개로만 보지말고 산으로 보아야 한다는 결론 일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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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것이 진실인지 모르지만 백두대간 자락에 대해 지명을 음미하며
풍수를 생각하며 운행 한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오르고 내림의
맹목적인 산행이 아니라 형사가 범인을 뒷조사 하듯이 묻혀진 대간의 과거를
추적해감을 통해 우리가 일상 흔히 배워온 학문 이상 가치의 느낌을
우리 대원들은 특히 잘 알고 있다..
신풍령의 시원한 캔맥주와 고제면 호출개인 택시로 신풍령 에서 멀어져 간다….
4차 종주 산행을 마치며…..
한걸음 한걸음 더해 나감으로 아직까지도 머나먼 산행길이 남았지만..
봉우리에 올라서 지나온 뒤를 돌이켜 볼 때면 가슴에 뿌듯함을 느낀다..
구간 구간 마다 이정표와 운행구간이 뚜렷이 잘 나타나 있었다..
크고 넉넉한 육산을 대면하는 대간꾼 및 산을 사랑하는 산악인들 몇몇은
아직도 대간길에 쓰레기를 방치해둔 모습이 공명 아우님과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물론 그 쓰레기들을 우리가 주워 내려올 수 있지만
우리 배낭 뒤의 쓰레기 주머니도 한계에 다다른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대간이나 산속에 쓰레기가 많아지면 자연 천재지변으로 한번은 씻어 내려 가며
물줄기의 하류에 사는 인간들도 피해를 볼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종주에서는 고지별 이름 모를 야생초 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나
우리 일행은 도저히 이름을 알 수 가 없었다.
제각기 이름을 가지고 있는 야생초 공부와 사진촬영 기법의 부족함을
우리는 인지하며 충분히 연구해야겠다....
2005년 6월 8일
4차 산행 (육십령~빼재)구간을 마치며……. 해 악
가야 할 길…
가야 할 길을 가는 사람은 그 자체가 행복이다.
우린 지금 가야 할 길을 간다…
가고 있다….걷고 있다…..
고행이요….산행이다….
자기 길이 아닌데 가는 사람처럼 힘든 길을 가는 사람은 없다.
우린 지금 목표가 있고 가야 할 길이 있다.
그 길을 걷는 나는
지금 비록 어깨가 아프고 체력이 바닥이 났어도
행복한 길을 가는 중이다.
힘들면 여기서 쉬어가고, 꼭 반드시 어디까지
가야 한다는
법칙도 없다.
가고 싶으면 가고, 쉬고 싶으면 쉬고, 졸리면 잠자고,
그래도 힘들 때면
자기 자신을 만나러 산행을 한다는 공명 아우님과
이러한 산행을 삶의 일부분 임을 외치는 해악인 나와는
가야 할 길의 산 능선에서
말없이 반짝이는 저녁 하늘 별빛을 조명으로..
정상에서 산들산들 불어오는 초여름의 시원한 바람을 안주 삼아…
말없이 소주의 짜릿한 맛을 음미 할때
가야 할 길들이 서로의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2005년 6월 8일
해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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